지난 토요일까지만해도 탐스러운 노오란 색을 뽐내던 은행잎은 이제 책갈피 속에서나 볼 수 있게 됐다. 길가에 파란 비닐봉지에 가득 담겨있는 은행잎을 보며 저 나뭇잎들은 어디로 갈까...라는 궁금증이 생긴다.
땅에서 받은 것을 땅으로 돌려보내고 다시 땅으로부터 생명을 받아, 돌고 도는 것이 세상 이치이거늘 저 은행잎들은 자신을 만들어 준 은행나무 곁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답답한 마음이 든다. 땅으로 부터 받기만 하고 돌려주지 못한다면 결국 언제가는 저 은행나무의 생명도 머지않아 끝날 것이다. 그것도 스스로의 의지가 아니라 인간에 의해서라면 얼마나 답답한 일인가...
늘 자원을 소모하기만 하고 남의 것을 빼앗기만 하고 되돌려줄 줄 모르는 인간의 종말을 향한 질주는 그 어느 생명체보다도 참담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. 나 역시 욕심많은 인간의 한 부류를 벗어날 수 없으며 참담한 종말을 향해 그저 달려가기만 할뿐인 어리석음에 숨이 막힐 것 같다.
오늘 아침 출근 길 앙상한 가지만 남은 은행나무 가로수를 바라보며 또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음에 괜한 상념에 젖어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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